여느때처럼 현장 답사를 다니며 상담을 하던 평범한 하루였다.
“권리금만 1억 5천을 줬는데 지금 월 매출이 600만원이라구요?”
“네…”
매도인 사장님은 직장인 이었다. 직장을 다니며 수입을 늘리고 싶어서 투자할 곳을 찾다가 창업컨설팅에서 소개 받은 카페를 오토로 돌릴 수 있다는 말에 인수를 하였다고 한다.
음료만 팔아서 평균 매출도 2천 가까이 나오는데다 개인점이라 수익구조도 훌륭했다. 그런데 인수하고 한두달도 안되서 주 고객인 대형학원이 통째로 이사를 갔단다.
양도인이 미리 알아차리고 컨설팅을 이용해 눈탱이를 치고 나른 전형적인 케이스였다. 이런 권리금 사기는 매우 ‘흔한 일’이라 특별할게 없다. 문제는 이 사장님의 현실인식이었다.
“사장님, 지금 매장 권리금 얼마에 파실 생각이신데요? 잘 건져봐야 2~3천이고 무권리도 쉽지 않아요.”
지극히 현실적인 조언을 했지만 그 순간
“지금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 하시는 거에요!!!! 1억 5천을 줬는데 왜 무권리라는 거에요!!!!!”
귀가 찢어지는 줄 알았다. 정말로 이 사장님은 왜 무권리로 팔아야 하는지 아무런 이해도가 없었던 것이다.
이런 사람에게 작정하고 양도인과 컨설팅 업체는 사기를 친것이다.
반쯤 울다시피하는 목소리로 나를 쫓아낼려는 사장님을 겨우 어르고 달래고 현실을 말해주고 겨우겨우 물건을 받아 나왔다.
최대한 가게를 팔아보려 진행을 했으나 시간만 가고 거래는 체결되지 않았다. 그도 그럴게 대형학원이 통째로 이사를 갔는데 이 매장만 타격을 입었겠는가?
그 라인에 있는 모든 가게가 타격을 받고 임대를 내놓고 폐업을 하고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앉았는데 거래가 된다는게 기적이다.
와중에 매출이 안나와서 사람을 쓸 수가 없으니 낮에는 사장님의 연로한 부모님이 가게를 보고 사장님은 저녁에 회사를 퇴근하고 편도로 1시간 걸리는 매장까지 출근해 마감을 한다.
가족도 당사자도 체력, 정신력 모든게 엉망이 되버리는 악순환에 갇힌 것이다.
결국 그 생활을 반년 좀 넘게 했을까? 어느날인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 답사가는길에 들러보니 임대현수막이 붙어있고 내부의 기계들은 다 치우고 가게는 난장판이 되어있다.
그 후 이 양도인의 소식을 접하지는 못했지만 직장인 신분에 1억이 넘는 돈을 벌기위해 오랜시간을 참고 견뎠을 것이다.
하지만 날리는건 한순간이다. 수익을 늘린다는 생각보단 자산을 잃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좀 더 안전한 투자처를 찾았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 사례다.
직장인에게 투잡으로 창업은 권유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이다. 제대로 된 가게를 구하는것도 어렵고 매출 유지도 어렵고 오토로 돌린다는 것도 말이 안되기 때문이다.